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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 - 이현은

조회 수 2666 추천 수 0 2010.11.23 15:03:48

우리가 늙어 가는 건

자리를 내어주기 위함이야

 

더 맑은 것에게

더 어린 것에게

우리의 정성을 살갑게 입혀

더 넓은 곳, 더 먼 곳으로

길 터주기 위함이야

 

더는 줄 게 없을 때

더는 머물 곳 없을 때

자리를 비워주는 건

잊혀지기 위함이야

 

누구의 가슴에도 남긴 것 전혀없이

아주 잊혀지기 위함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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