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百 年

조회 수 1674 추천 수 0 2011.11.01 15:43:53

百 年



                                                                                        문태준

 

와병 중인 당신을 두고 어두운 술집에 와
빈 의자처럼 쓸쓸히 술을 마셨네

 

내가 그대에게 하는 말은 다 건네지 못한 후략의 말

 

그제는 하얀 앵두꽃이 와 내 곁에서 지고
오늘은 왕버들이 한 이랑 한 이랑의 새잎을 들고
푸르게 공중을 흔들어 보였네

 

단골 술집에 와 오늘 우연히 시렁에 쌓인 베개들을 올려보았네
연지처럼 붉은 실로 꼼꼼하게 바느질해 놓은 百 年이라는 글씨

 

저 百 年을 함께 베고 살다 갈 사랑은 누구였을까

 

병이 오고, 끙끙 앓고, 붉은 알몸으로도 뜨겁게 껴안자던 百 年

등을 대고 나란히 눕던, 당신의 등을 쓰다듬던 그 百 年이라는 말
강물처럼 누워 서로서로 흘러가자던 百 年이라는 말

 

와병 중인 당신을 두고 어두운 술집에 와 하루를 울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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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호

2011.11.14 16:30:20
*.216.213.36

마음이 찡해집니다......

제이스엔지니어링

2011.11.16 22:23:21
*.153.134.179

정호님 안녕 하십니까.

언제나  감성이 풍부하십니다.

 

가을의 끝자락을 잡은 아쉬움이

간밤 서럽던 빗줄기에 떠나간,

백 년 같이 할상 싶던 단풍의 붉은 입술과 같아보여 한수 올렸습니다.

이정호

2011.11.19 02:30:05
*.64.176.107

제이스 사장님 말씀이 더욱 더 시적(詩的)입니다.

 

가을의 끝자락을 잡은 아쉬움,,,,,

 

백 년 같이 할상 싶던 ,,,,

 

단풍의 붉은 입술,,,,,

 

세줄이지만 ,, 정말 생각을 많이 하게끔 하는 말씀입니다.

 

좋은 말씀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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