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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삿갓
이 거리 저 거리
이거 숙(宿) 저거 식(食)
걸음, 걸음마다 풀뿌리며 돌뿌리로다
얼굴 가린 삿갓은 어느새
낡아가고
무명 도포 바람스쳐 성치못하나
봄 여름 가을 겨울 정처없이
발길 띄우는
이내 꼴아지 걸인따로 없구려
짚으로 엮은 짚새긴들
성할리 있겠냐만
하늘보기 부끄러운 심사 알리 있으랴
어즈버 첩첩 닫친 궁궐 대문이
무슨 위용이런가
미천한 이내 찾는 산천초목과 별리해야하는
궁 대문 들랑대 본들 걸뱅이 발길만 하며
사모관대 요란 도포 누더기 무명 도포
비길배인가
아하~ 상징같은 삿갓마져 기운자리
다시 구멍난 꼴이
그 틈으로 하늘 보며 가슴 펴라 하누나.
삶 (푸쉬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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