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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은] 장미차를 마시며

조회 수 1600 추천 수 24 2004.06.12 08:00:58
장미차를 마시며



오월 그 어느날

혼절하여 내 앞에 쓰러진 꽃잎들

어쩌자고 나는 그걸 주워

곳간에 쌓았을까


네 얼굴 하얗게 바래진

겨울 끝에서 나는 오늘

마알간 차 한 잔 달인다


뜨겁게 우려낸 엷은 빛깔의 네 기억들

언 손으로 더듬어

내 가슴에 들어붓는다


아-

아직도 살아 돋은 파아란 가시

내 몸 어는 구석 자리에

작은 텃밭 하나 일구고

너는 아직도 거기 있구나


찔리는 아픔으로

그보다 더한 아리움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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