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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삿갓

조회 수 2703 추천 수 0 2020.04.05 16:25:41

김  삿갓



이 거리 저 거리

이거 숙(宿)   저거 식(食) 

걸음, 걸음마다 풀뿌리며 돌뿌리로다


얼굴 가린 삿갓은 어느새

낡아가고

무명 도포 바람스쳐 성치못하나


봄 여름 가을 겨울 정처없이

 발길 띄우는

이내 꼴아지 걸인따로 없구려


짚으로 엮은 짚새긴들

성할리 있겠냐만

      하늘보기 부끄러운 심사 알리 있으랴


어즈버 첩첩 닫친 궁궐 대문이

무슨 위용이런가

미천한 이내 찾는 산천초목과 별리해야하는


궁  대문 들랑대 본들  걸뱅이 발길만 하며

사모관대 요란 도포 누더기 무명 도포

비길배인가


아하~ 상징같은 삿갓마져 기운자리

다시 구멍난 꼴이

그 틈으로 하늘 보며 가슴 펴라 하누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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