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마당 / VID 엔진에너지 증폭시스템 / 제이스엔지니어링

 

 

바 램.

조회 수 718 추천 수 0 2014.05.05 13:32:11

바   램

 

 

오늘이 시작 됬다.

햇빛이 방문 틈새로, 엉망으로 어지러워진 쪽방을 엿본다.

이 쪽방까지 찾아와준 햇빛이 더없이 반갑고 고맙다.

언제 물을 주었는지 모를 사랑초의 가녀린 잎이 파르르 떨며, 살아 있음을 응대한다.

 

이대로 눈이 감기기만을 오늘도 실패 했다.

물론 어제도 실패했다.

언제부터인지 거듭된 실패에서 빠져나오고 싶었지만 쪽도 팔리고 자신에게 챙피했다.

그러는 사이에 엉망이 되어가는 방 구석만큼, 내 몰골도 형언하기조차 비참하게 되었다.

 

번번히 핑개를 생각했으나 돌파구거리가 좀처럼 없었다.

오늘에야 찾았다.

물도 없이 말라가던 사랑초 잎이 문 틈새 햇빛을 향해 파르르 떨고 있다는 애처러움이

문득 나의 젖은 눈가에 빛을 주었다.

 

아!  사랑초가 불쌍하다.

사랑초가 이대로 죽는다면 내 주검에 가래 침을 뱉을 사람이

곱절은 늘어날 것이다.

그래서 사랑초에 물주려면 살아야 한다.

 

사랑초야! 햇빛을 향해 고개를 돌려라.

딱딱히 굳어진 화분 흙이 손톱으로 긁어도 긁히지 않는다.

물을 줄테니 햇빛을 반기며  미소져어보라.

 

아니, 가냘프지만 강인한 너의 삶을 꽃피워다오!

너에게 한모금 물주려면 살아야 한다.

 

오!  내가 매일 아침 눈을 뜰 수 있게해준 햇빛! 사랑초!

그리고 촉촉히 사랑초 잎을 적셔 줄 몇 모금의 물!

하나,하나, 귀하디,귀한 오늘이 영원하기만을 기도하는 바램으로 다시 기운을 얻었다.

 

 

1-43.jpg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sort
254 [정채봉] 어느 가을 jsvid 2004-07-17 1594
253 [이현은] 노숙 露宿 3 jsvid 2004-04-25 1593
252 [정채봉 그때 처음 알았다 운영자 2004-02-20 1593
251 [이현은]제비꽃 jsvid 2004-09-02 1589
250 기다리는 마음 제이스엔지니어링 2011-12-16 1587
249 [정채봉] 가시 jsvid 2004-05-07 1586
248 [이현은] 길 그리기 jsvid 2003-11-03 1586
247 [이현은] 은혜로운 것 운영자 2003-06-16 1586
246 [이현은] 성탄나무 jsvid 2004-08-07 1584
245 [이현은] 꽃이 지는데 jsvid 2004-07-25 1581
244 [정채봉] 바다에 갔다 jsvid 2004-06-04 1581
243 [이현은] 키 대어보기 운영자 2003-07-09 1578
242 [정채봉] 하늘 jsvid 2004-07-01 1577
241 [정채봉] 흰구름 jsvid 2004-08-02 1576
240 [정채봉] 버섯 jsvid 2004-07-25 1575
239 [이현은]눈이 오려나 jsvid 2004-09-14 1570
238 고달푼소나무 김승규 2003-12-28 1567
237 [이현은] 초록의 꿈 운영자 2003-12-26 1563
236 미인도의 작가를 찾습니다.(후사 내용 첨부) file [5] 제이스엔지니어링 2012-09-03 1557
235 [정채봉] 영덕에서 jsvid 2004-06-04 15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