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십사일치 일기를 한꺼번에 해 치웠다고
자랑하는 딸아이에게
나는 네 나이 때 한 달치도 썼다고
이야기 해 주려다
차마 내 딸이라 못하고
참 재주 좋다 칭찬했더니
쓰다 쓸 게 없어
노랫말 가사에 살을 좀 보탰더니
글쎄 훌륭한 일기가 되더라고
갈수록 신이 나는 딸에게
그게 우리 삶이라고
못 알아먹을 소리 해서 핀잔을 먹고
어쨌든 네가 방학숙제 하듯이
우리 삶은 반복되고
하기 싫다고 한꺼번에 만들어 살기도 하면서
언제나 숙제는
완전하지 못하지만
늘 숙제 하는 기분으로 사는 것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