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마당 / VID 엔진에너지 증폭시스템 / 제이스엔지니어링

 

 

파도 - (김현승)

조회 수 2644 추천 수 0 2009.08.11 17:16:02

 

[파도 / 김현승]


아, 여기 누가
술 위에 술을 부었나.
잇발로 깨무는
흰 거품 부글부글 넘치는
춤추는 땅 - 바다의 글라스여.

아, 여기 누가
가슴을 뿌렸나.
언어는 선박처럼 출렁이면서
생각에 꿈틀거리는 배암의 잔등으로부터
영원히 잠들 수 없는,
아, 여기 누가 가슴을 뿌렸나.

아, 여기 누가
성(性)보다 깨끗한 짐승들을 몰고 오나.
저무는 도시와
병든 땅엔
머언 수평선을 그어 두고
오오오오 기쁨에 사나운 짐승들을
누가 이리로 몰고 오나.

아, 여기 누가
죽음 위에 우리의 꽃들을 피게 하나.
얼음과 불꽃 사이
영원과 깜짝할 사이
죽음의 깊은 이랑과 이랑을 따라
물에 젖은 라일락의 향기
저 파도의 꽃 떨기를 7월의 한 때
누가 피게 하나.

 




Love Player

- T. S. Nam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sort 조회 수
394 [이현은] 아름다운 남자 운영자 2003-05-30 1529
393 [정채봉] 빈터 운영자 2003-06-04 1893
392 [이현은] 틈 운영자 2003-06-04 1647
391 [이현은] 닮으려 운영자 2003-06-10 1751
390 [정채봉] 참깨 운영자 2003-06-10 1706
389 [이현은] 은혜로운 것 운영자 2003-06-16 1587
388 [정채봉] 나그네 운영자 2003-06-16 1654
387 [정채봉] 술 운영자 2003-07-09 1633
386 [이현은] 키 대어보기 운영자 2003-07-09 1578
385 [정채봉] 세상사 운영자 2003-07-14 1623
384 [이현은] 강가에서 운영자 2003-07-14 1595
383 [이현은] 너는 운영자 2003-07-21 1544
382 [정채봉] 통곡 운영자 2003-07-21 1630
381 [이현은] 파종일기 운영자 2003-08-06 1505
380 [정채봉] 피천득 운영자 2003-08-06 1986
379 [정채봉] 엄마가 휴가를 나온다면 운영자 2003-08-18 1647
378 [이현은] 빈 들에서 운영자 2003-08-18 1543
377 [정채봉] 아기가 되고 싶어요 운영자 2003-09-01 1735
376 [이현은]도시의 새 운영자 2003-09-01 1632
375 [이현은] 아람 불던 날 운영자 2003-09-09 1487